| 김성우外 〈청춘의 고전〉 - 고전철학 엿보기 |
|---|
|
|
청춘의 고전 작가 : 김성우, 김세서리아|김시천|박영균|박영미 출판 : 알렙 발매 : 2012.06.07 고전 철학서를 만나면 책을 읽는 평균 시간이 늘어난다.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사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페이지를 여러 번에 걸쳐서 읽기도 한다. 그래서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철학자가 이야기 하려는 뜻을 온전히 파악한다면 좋겠지만 시간의 양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영화와 고전을 섞어서 ‘고전을 통한 영화 이해’ 또는 ‘영화를 통한 고전이해’가 신선해서 이 책 〈청춘의 고전〉을 읽게 되었는데, 참 좋은 시간이었다. 10명의 철학 전공자들의 고전 강해를 책으로 옮긴 것인데, 강연자 마다 고전 철학서와 영화를 각 한 편씩 소개하면서 내용을 풀어간다. 읽는 내내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어려운 단어와 문장들이 조금씩 섞여 있다. 철학을 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사용하는 언어들이 다소 현학적이기도 하고 일부 내용은 사변적이다. 그래도 용서가 된다. 책에 그런 말이 있다. 이해는 아는 만큼이라고… 지식의 양에 비례해서 이해가 된다는 말, 결국 무지하면 이해가 떨어진다는 상식이 나온다. 그 동안 철학서를 많이 읽었는데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역으로 아직 無知 하기에 새로운 깨달음의 기쁨이 있다. 〈청춘의 고전〉에는 10개의 고전 철학서들과 10편의 영화가 소개되어있다. ‘노자 도덕경’ / ‘황후화’ ‘사회 계약론’ / ‘브레이브 하트’ ‘법철학’ / 본 아이덴티티’ ‘주역’ / ‘소년은 울지 않는다’ ‘계몽의 변증법’ / ‘캐스트 어웨이’ ‘꿈의 해석’ / ‘인셉션’ ‘장자’ / ‘쿵푸팬더’ ‘군주론’ / ‘브이 포 벤데타’ ‘다중’ / ‘소셜 네트워크’ ‘옥중수고’ / ‘트루먼 쇼’ 소개된 각각의 고전 철학서의 내용들은 그 나름대로의 철학적 재미를 선사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강의를 한 김성우님은 기존의 고전읽기의 상식을 뒤엎는다. 고전을 객관적으로 읽어야 한다 라든가, 번역본 보다는 원문을, 고전을 읽으면 그 내용을 삶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노자’에 대한 주석서가 삼백여개가 넘는데 단 하나도 동일한 해석이 없다고 한다. 원문을 읽은 사람들이 그렇다. 그리고 논어를 읽으면서 군자가 되고자 하는 결심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하니, 상식은 이미 상식이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무위자연’ 은 ‘노자’에 안 나오는데, ‘자연’이라는 말과 ‘무위’라는 말이 따로 나오며 각각의 주어가 다르다고 한다. 고전에 대한 해석에서 오늘의 상식에 반하는 내용, 인류의 삶의 역사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되어 버린 것을 고전의 이름으로 긍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전은 늘 새롭게 읽힌다고 한다. 그것을 읽는 시선이 항상 그 시대의 정신과 그 시대의 상황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란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래서인가… 철학이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자 동시에 현재와 같은 삶을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객관적 고전읽기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물론 심오한 고전 철학을 다 이해해서 풀어내기가 쉽지 않기에 철학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게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 모두는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철학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은 10명의 철학자들이 고전 철학을 자신의 색깔에 맞추어 해석하기에 다양한 맛이 난다. 물론 다루는 주제는 다르지만 강연자 고유의 독특한 색깔에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통해 자유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해석을 맛 볼수 있고, 헤겔의 ‘법철학’과 ‘본 아이덴티티’ 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지식도 접할 수 있다. 주역을 통해 음양의 문제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것은 곧 성 정체성, 그리고 차별과 차이의 관계에 대한 지식의 이해로 확장된다. Sex와 Gender의 차이를 통해 성에 대한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서는 시도에 다가서기도 한다. 장자 철학을 통해서는 익숙함을 뛰어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노나라 임금에게 온 바닷새를 자신의 경험에 의해 대우함으로 인해 발생한 바닷새의 죽음을 통해 경험의 함정이 가져온 비극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이 군주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기 보다는 그 출발이 ‘인민의 자유’ 라는 긍극적인 뜻을 실현하고자 했던 내용도 신선했다.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면서 삶의 방향을 찾아가려는 진지한 생각이 철학적 사유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수확일까? 고전의 내용을 다른 사람의 해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일까? 철학에 정답이 없듯이 삶에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고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우리도 삶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 〈책속의 글〉 ‘자유’ 라는 단어가 자유주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생명력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자유라는 단어를 양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자유란 단지 국가로부터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가 권력에 참여할 수 있는, 바로 주체적인 시민으로서의 자유이기도 한 겁니다. _83면 “이미 우리는 공동체 구조 속에서 살고 있고 그래서 그 안에서 이미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받은 혜택을 상대방에게 돌려줄 수 잇는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_117면 “사실 어떤 한 사람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로 명확하게 정의 내려지기 보다는 관계 안에서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어떤 특성을 명확하게 지니기 보다는 애매하거나 모호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_ 166면 “왜 인간은 진정 인간적 상태로 진입하지 못하고 새로운 야만 상태로 도달하게 되었는가?” (계몽의 변증법 中_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 이 물음은 계몽의 역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책 전체의 모티브이기도 합니다. 계몽은 원래 이성의 힘으로 더 큰 진보를 이룰 것을 꿈 꿨는데, 어쩌다가 되려 야만으로 후퇴했느냐는 것이죠. 일단 현재를 과거보다 야만적 상태로 본다는 것을 전제하는데요. (중략) 계몽이 자연이나 인간의 삶을 이전보다 더 낫게 만들지는 못했다고 봐요.” _177면 나를 기준으로 세계를 구분하고 타인과 충돌하고 그를 상처 입히고 또한 나를 속박하고 상처 입힙니다. 우리를 구속하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죠. 내가 바닷새를 죽게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내가 자유로우려면 ‘나’를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합니다. _ 260면 “정상인이라는 범주는 만들어진 범주예요. 정상인의 기준이란 없는 겁니다. 푸코에 따르면 지식 체계에 의해 선택과 배제의 논리가 작동하고 선택의 범주에 들어오는 동일자와 배제의 영역에 속하는 타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지요.”_ 296면 “모든 인간은 철학자라고… 우린 끊임없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묻습니다. 물론 명료한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그 길을 찾아갑니다. 따라서 철학은 여러분 밖에 있는, 어떤 철학자의 것이 아니라 여러분 각자의 것이며 여러분 각자가 바로 철학자 입니다.” _ 324 “인민이든 민중이든 대중이든 국민이든 시민이든 권력이 실제로 그들에게 있어야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실질적 민주주의 아닌가요?” _ 379면 - 〈청춘의 고전〉 본문 중에서- ;) 〈청춘의 고전〉 / 김성우外 / P403 / ＇12.8.5 - 출처 by East-hill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