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 45% 늘리는 '배터리 절감기술(C-DRX)'을 개발,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1400만 롱텀에벌루션(LTE) 전체 고객에 적용했다.
KT LTE 가입자는 최신 스마트폰은 물론 구형 스마트폰으로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또는 단말 업그레이드 없이 종전보다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동영상 시청이나 웹 서핑이 잦은 이용자일수록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배터리 휴대 등 이용자 불편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KT는 12일 C-DRX 기술을 전국망에 적용,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C-DRX는 배터리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리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대기모드 상태에서 배터리 사용량을 절감하는 비연속 수신(DRX) 접속 상태로 확대·적용했다.
DRX는 스트리밍 서비스 등 데이터 이용 중에 끊임없는 신호 송·수신으로 배터리 절감이 불가능하다. C-DRX는 데이터 이용 중에도 대기모드와 같이 송·수신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용자가 스트리밍 동영상을 시청하는 경우에도 기지국과 최적으로 줄인 주기로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서비스는 끊어짐 없이 이용하면서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KT는 차량 정차 시 불필요한 엔진 구동을 멈춰서 연료 소모를 줄이는 'ISG(Idle Stop&Go)' 방식과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KT가 갤럭시S8로 연속 스트리밍 재생을 테스트한 결과 동일 조건에서 배터리 사용 시간이 4시간27분(45%)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갤럭시S8은 최소 9시간57분, 최대 10시간36분 배터리가 지속됐지만 C-DRX 적용 갤럭시S8은 최대 14시간 24분 동안 지속됐다.
KT는 배터리 사용 시간 증가가 스마트폰 모델이나 배터리 열화(성능 저하) 수준, 무선 환경, 설치된 앱 수 등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동일 조건에서는 효과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은 “동영상 트래픽 증가로 3년 동안 1인당 LTE 데이터 트래픽이 260% 급증했지만 배터리 평균 용량은 12%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면서 “배터리 절감 기술이 스마트폰을 좀 더 오래 이용하고 싶은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C-DRX는 국제표준화단체 3GPP가 제정한 기술이다. 버라이즌과 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사가 적용했다. 단순 적용 시 데이터 손실률이 커질 수 있어 KT는 2년 동안 다양한 연구와 테스트로 문제점을 개선했다.
강 부문장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기지국 장비와 114개 단말에 모두 테스트하는 등 C-DRX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면서 “LTE 데이터 손실률을 대한민국 평균 수준(0.06%) 이하로 맞추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전국망 적용으로 기술 우위를 확인했다는 의미다.
이날 SK텔레콤은 C-DRX 기술을 수도권과 충청권 등 일부 지역에 적용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적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