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작가 : 하워드 진
출판 : 추수밭
발매 : 2008.03.25
〈살아있는 미국 역사〉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여과없이 받아 들였던 이 말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학창시절 승자의 시각에서 기록된 역사를 진지한 고민과 비판의식없이 자연스럽게 수용했던 일을 생각하면,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맞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최근 한국사에 대한 논란이 많다. 모 출판사의 국사교과서 역사왜곡 문제가 심화되었을 때 다시 박통시대 국정교과서로 회귀하자는 보수단체들의 주장이 이는 것을 보면 역사가 거꾸로 흐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하나의 가치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고여 있는 물과 같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것을 참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워드 진은 노엄 촘스카와 더불어 미국의 양심을 대표하는 지식인이다. 현재 그는 역사학 교수로 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무 中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이후로 반전과 인권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의식있는 학자다. 미국의 양심이라고도 불리는 그가 쓴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승자, 정복자의 시각이 아닌 철저히 민중의 시각에서 미국의 역사를 다시 정리한 책이다.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에서 부시정권에 이르기 까지 대중이 잘 알지 못하는 역사의 숨은 기록들을 최대한 객관적(?) 시각에서 기술한 듯 하다.
콜럼버스의 신대륙(아메리카) 발견은 현재의 미국을 존재하게한 큰 사건 중에 하나였다. 하여 미국인들은 콜럼버스를 기념하기위해, 10월 둘째주를 콜럼버스 데이로 지정하여, 그 날은 전국적인 기념행사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어메리칸 인디언 입장에서 보면 콜럼버스는 칭송하여 기념할 개척자가 아니라 침략자이자 학살자일 뿐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에 75백만명의 인디언들은 모두가 평등한 선진화된 공동체로 평화롭게 살았지만, 콜럼버스 이후에 백인들이 이주해 오면서, 병원균과 칼로 거의 괴멸되었다고 한다. 실제 인디언 공동체 중에는 유럽보다 더 발전된 문화를 가진 공동체가 많았다는 사실로, 인디언들이 야생에 매몰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일반 대중의 추측을 뒤집는다. 사실 미개와 문명을 가르는 것은, 일부 사람들이 규정한 프레임에 불과하다.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존엄한 인간의 생명을 가볍게 다루는 것이야 말로 야만적인 행동이다. 그 야만이 미국전역을 지배했으며,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
야만은 신대륙 발견 초기 인디언과의 관계 속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유럽의 백인들은 신이 부여한 바 없는 인종적 우월에 빠져 아프리카 흑인들을 미국 본토에 데려와 노예화 했으며, 미국 역사를 피의 역사로 물들였다. 남북전쟁이 노예해방 전쟁이 아닌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특이할 만 하다. 지금의 연방정부아래 주정부가 하나의 국가아래 통합되었다면 굳이 남북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며, 산업중심의 북부지역은 부족한 노동력을 남부의 풍족한 노예로 채우기를 원했기에 남북전쟁은 노예해방이 목적이 아닌 노예의 산업 노동력 편입을 위해 일으킨 노예해방이 결과로서 나타난 전쟁이라는 것이다. 노예해방도 흑인 노예들의 삶을 크게 개선시키진 않았다. 차별은 언제나 존재했고, 차별에 분노한 수 많은 흑인들은 그들의 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왔다. 로자 파크스와 같은 평범한 흑인에서부터 마틴루터 킹 쥬니어,말코맥스에 이르기까지 인권을 위한 그들의 노력은 피눈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수많은 정책 변화의 흐름의 기저에는 항상 자본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자본가들의 영향력 아래에서 약자들의 권리는 소리없는 메아리처럼 사라지고, 자본의 힘만이 살아 움직여 왔다. 세계대전에서부터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벌인 전쟁은 국가의 이익과 자본가의 이익이 맞물려져 이루어진 파렴치한 전쟁이라고 해도 과한 말이 아닐 것이다. 냉전이 종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군비확장은 계속되었고, 군산복합 산업을 망치지 않기 위해, 내전으로 멍들어 가고 있는 제3세계에 무기를 팔아먹고, 석유자원을 확보 하기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대량 살상 무기를 빌미로 이라크와 전쟁을 벌인 것은 자본이 얼마나 흉악하게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잘 알 수 있다. 불편한 진실이다.
콜럼버스에서 부시에 이르기 까지 정복과 파괴는 결국 자본에 의해 작동되어왔고, 그 이면에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지독히도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우리 나라는 미국을 아름다운(美) 나라(國)로 표기하고 있다. 과연 아름다운 나라일까? 과연 그들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 번영을 위해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하고 있을까? 적어도 자본이 지금까지 흉악하게 작동한 것처럼,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오진 않았을 것이다. 이해관계가 깨지는 순간 앞일이 어떨 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예측이 된다. 역사가 더 이상 승자의 역사로 기록되지 않기 위해서는 집단지성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기득권의 힘은 넘사벽과 같다.
〈살아있는 미국역사〉 / 하워드 진 / P335 / ＇13.11.22 출처 : by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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