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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재천 〈통섭의 식탁〉 - 과학자가 쓴 책 리뷰 모음
  이름 :   등록일 : 2012-09-04 오후 4:27:07 조회 : 2217 덧글 : 0 추천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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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작가 : 최재천
출판 : 명진출판사
발매 : 2011.12.30

휴가지에서 읽은 세 번째 책 〈통섭의 식탁〉 이 책의 저자가 그렇게 유명한 분 인줄 몰랐는데 광팬들을 몰고 다닌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관심은 통섭이라는 말이 가지는 힘과 매력에 이끌렸다. 식탁도 눈에 들어왔다. 음식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군침이 돌고 구미가 당긴다. 아 그런데 음식이야기는 아니다. 책을 음식에 비유하여 소개한, 책 속의 책 이야기이다. 리뷰를 모아놓은 모음집이라 하면 더 정확할지 모른다. 물론 대다수의 책은 과학관련 서적이고 저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들까지 곁들여 설명과 추천을 함께 했다.


과학과 친근 하지 않은 나에게, 재미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새로운 분야이니 흥미로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몰려왔다. 개인적으로 ‘진화론’을 부정하는 입장에서 일단 책장을 넘기면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진화’ 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지면서,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다윈… 이 양반 자주 등장하네” 하지만 진화론에 거부감을 가졌다고 해서 다윈이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거부는 좀 너무 많이 나간 듯 하다. 다윈은 말하기 어려운 것을 말했고, 쓰기 어려운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사람 아닌가. 소위 소신 있는 혁명가다. 그의 이론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학문에 대한 그의 열의는 본받을 만하다. 소위 주류에 대항하여 자신의 소신을 밝힌 과학자 아닌가? 하여간 책은 최교수가 읽었던 책들에 대한 소개와 추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 쓴 책에 대한 추천도 빼 놓지 않았다. 타자의 책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저술한 책을 추천하기가 좀 민망하지 않았을까?


책은 제목에 걸맞게 셰프 추천 메뉴, 에피타이져 , 메인요리, 디저트, 일품요리, 퓨전요리로 구성되었고, 각 요리제목 안에는 저자가 읽은 50여권이 넘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문학 관련 서적은 일품요리나 퓨전요리에서 일부 소개하고 있고, 메인요리에는 과학서적을 다루고 있다. 생명의 신비, 동물, 진화 등 생물학과 관련된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환경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책 속에 녹아 들어 있다. 새만금 사업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하고, 저 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정부정책에 대해서 잘한 일이라고 긍정했지만, 이벤트로 전락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좋은 정책은 지속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사슴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육식동물을 없앤 다음에 겪는 잘못된 생태계의 먹이사슬로 이어진 결과 사례를 언급하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지와 왜곡된 시선을 지적하기도 한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존재하기에,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한 인간의 잘못된 노력들이 환경파괴를 야기시킨 부분에 대해 통탄하기도 한다.


그는 동물학자답게 개미 등 곤충들로부터 인간이 배워야 할 내용, 미생물의 유익 등 생물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았다.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내용도 있고, 과거에 들었던 이야기들도 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비딱한 나의 시선에 일부 걸리는 부분도 있다. 유명한 침팬지 연구자인 제인 구달과의 친분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소개한다거나, 저명한 과학자들과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자주 끄집어 내는 것은 글의 맥락 가운데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자의 자기과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긴 자신의 책에서 자신이 저술한 책을 필독 도서로 추천하는데 그 정도는 애교로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을 반복한다. 물론 전제와 상황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말의 의도를 알 듯 하다. 지식이 있어야 자연도, 동물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알았다면 과연 새만금 사업을 시행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물론 모든 사물과 자연을 가시적인 경제적 가치로만 환원하는 인간의 물질주의적 사고가 가져온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책이 다른 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저자는 서두에서 책을 읽는 방식에 대한 팁을 독자에게 전해준다. 그는 독서를 ‘일’이라고 정의한다. 취미로 책을 읽는 것이 공허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를 가지고 씨름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취미 독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획독서는 관련 분야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기 때문에 지식이 쌓인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개인적으로 일면 수긍이 가지만 기획독서와 취미독서 모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일’로 보는 견해는 다분히 학자적인 접근이다. 독서가 지식을 쌓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는 다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분노(?)할 일이다. 기획독서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취미독서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과학서적을 중심으로 한 평이한 서평모음집이다. 저자가 저술한 다른 책을 경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저자의 글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성급하지만 이 책만 봐서는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통섭의 식탁〉 / 최재천 / P359 / - 출처 : '12.8.18 by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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