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웨이가 특허권 6건 침해"

삼성전자가 특허소송을 제기한 기술이 적용된 화웨이 '메이트8'.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화웨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한 맞소송이다.

삼성전자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관련 소송을 이어가며 전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화웨이에 맞소송

22일 삼성전자는 베이징특허법원에 화웨이가 휴대폰과 태블릿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1억6100만위안(약 274억원)에 달하는 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정한 경쟁과 업계 발전을 위해 타사의 정당한 특허권에 대해서는 존중을 해왔으며, 법적 분쟁보다는 협상을 통한 평화로운 해결 방법을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무리하고 비합리적인 특허소송으로 삼성전자의 노력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왔으며, 이번 소송은 그러한 대응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침해를 주장한 기술은 '모바일통신시스템에서 셀(cell) 간 간섭을 랜덤화하기 위한 제어정보 송수신 방법 및 장치' '운동 이미지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법과 디지털카메라' 등 6건이다. 이 기술들은 각각 화웨이의 전략폰인 메이트8과 아너 등에 사용됐다.

■미국에서도 소송 이어질 듯

삼성전자의 이번 소송은 앞서 화웨이가 지난 5월과 7월 초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낸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4세대(4G) 이동통신기술 관련 특허와 '갤럭시S7' 등 총 16개 제품을 문제 삼았다.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낸 첫 사례다.

화웨이의 소송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벌인다는 것만으로도 화웨이는 기술력에 대한 글로벌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결국 삼성전자를 재물 삼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화웨이의 속내를 알면서도 대응하지 않을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 앞서 화웨이의 소송이 알려지면서 안승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그쪽(화웨이)에서 소송을 걸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맞소송이든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에서 제기한 소송은 시작일 뿐 조만간 미국에서도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소송전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