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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패러다임 전환을 맞았다. 그동안은 음성 통화가 중심이고 데이터가 부가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통 3사는 서로 자사의 데이터 요금제가 더 좋다고 열띤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LTE 시대 데이터 폭증=이통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원리는 간단하다. 음성 통화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방식이다. 이통 3사 모두 가장 낮은 요금제는 월 2만9900원짜리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유·무선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이 요금제에서 데이터는 이통 3사 모두 300MB다. 여기에 5000∼1만원 사이로 요금이 오르면서 데이터 제공량도 늘어난다. SK텔레콤은 6만1000원(밴드 데이터 61), KT는 5만9900원(LTE 데이터 선택 599), LG유플러스는 6만900원(음성 무한 데이터 60.9) 요금제부터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이통사들은 왜 안정적인 수익모델이었던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걸까. LTE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 사용량은 폭증한 반면 음성 통화는 정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1인당 평균 통화량은 월 199분(17.79MB)이다. 2012년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전화 통화 빈도가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데이터는 올해 5월 기준으로 3G와 LTE 사용자를 포함해 1인당 평균 2.34GB를 쓰고 있다. LTE 사용자만 보면 3.4GB에 달한다. 2012년 1월 470MB였던 것이 2013년 3월 1GB를 돌파했고 지난해 8월 2GB를 넘어섰다. LTE 속도가 기존 75Mbps에서 4배 빨라진 300Mbps(3밴드 LTE-A)에 이르면서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요금 인하 효과 있나=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통 3사 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까지 나서 통신 요금 인하 효과를 강조했다. 미래부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1조원 가량의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치까지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 출시가 당정협의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내세웠다.
이통 3사는 음성통화량이 많고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사용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통신 요금 인하 효과를 강조한다. 일시적으로 가입자 당 월평균 매출(ARPU)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전환한 사용자 61%가 기존 요금보다 싼 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KT는 요금제 하향 고객은 평균 1만3805원 저렴한 요금제로 옮긴 반면 상향 고객은 5903원 비싼 요금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사용자들의 요금은 점차 올라갈 수밖에 없다. 데이터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LTE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3.4GB를 걱정 없이 쓰려면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47’(월 4만7000원·데이터 3.5GB), KT ‘LTE 선택 499’(월 4만9900원·데이터 6GB), LG유플러스 ‘음성무한 데이터 46.9’(월 4만6900원·데이터 3.6GB)는 써야 한다. 향후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 사용자들은 더 비싼 요금제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데이터 요금제가 통신비 인하에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통신요금 절감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데이터 요금 자체를 내려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데이터 요금제로 옮길까 말까=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이미 200만명에 육박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요금제 출시 2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요금제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증거다. 하지만 데이터 요금제가 사용자에게 무조건 유리하진 않다. 데이터 요금제와 기존 요금제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용자의 통화 및 데이터 사용 패턴에 따라 다르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에 가장 낮은 요금제였던 LTE34에서 데이터 제공량은 800MB였다. 그런데 밴드 데이터 29는 300MB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고 하면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더 낮은 것이다. 대신 밴드 LTE 29는 유무선 무제한 통화로 부족한 데이터를 상쇄하고 있다. 통화량이 많고 데이터를 거의 안 쓰는 사용자라면 밴드 LTE 29가 유리하지만 적당히 통화하고 데이터도 어느 정도 쓴다면 기존 LTE34가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데이터 요금제 선택 이유가 무제한 통화 때문이라는 응답이 51%였다. KT의 순 모두다올레28과 LG유플러스 LTE34도 데이터 제공량이 모두 750MB이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가장 낮은 데이터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300MB다.
다른 요금제를 살펴봐도 데이터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비슷한 금액대의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편이다.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36은 데이터가 1.2GB인데 2년 약정 시 실 부담금이 월 3만1500원인 LTE42는 데이터가 1.6GB다. KT 모두다 순올레34의 데이터는 1.5GB지만 비슷한 금액의 데이터 선택 349는 데이터가 1GB다. LG유플러스도 LTE42 요금제의 데이터가 1.5GB인데 반해 음성무한 데이터 35.9는 1.3GB다. 결국 기존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데이터 요금제로 옮길 경우 예전보다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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